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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완신경총을 겪고 난 후기

김대섭 2019. 7. 12. 19:02

 

다쳤을때 

 


나는 작년 18년 12월 24일 클라이밍을 하다 어깨가 탈골되었다. 그러면서 신경까지 눌리게 되어 상완신경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많이 되뇌이는 단어가 되었다. 처음 어깨를 다쳤을때 내 상황은 심각했다. 왼쪽 손은 어깨부터 시작하여 손끝까지 전혀 감각이 없었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렇게 갑자기 팔이 안 움직일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슬프고도 허무한 순간이었다.

 

 

 

응급실에 실려갔으나 하필 주말이라 전문의를 볼 수 없었다. 지옥같은 2일이 지나고 의사를 만났다. 이건 MRI를 찍어봐야 한다. 신경이 늘어난거라면 회복이 되겠지만 끊어진 거라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미세 신경 접합은 수술이 어려워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굉장히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였다. 나는 안양에서 입원했던 수술실에서 나와 수원에서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갔다. 원장을 보자마자 내 상황이 뭔지 대번 알아챘다. 방법이 없다. 기다리는 수 밖에.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즉 별다른 치료법은 없고 신경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이었다.

 

 

 

다쳤을때 ~ 3개월


 

3개월이 지날때까지 손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마치 제자리를 찾아가듯 안움직이던 팔이 미세하게 떨리는걸 시작으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했다. 무감각하던 팔은 추위와 더위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새끼 손가락과 척골신경쪽이었다. 이 녀석은 돌아오는데 한참이 걸렸다. 3개월이 지나도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는 척골신경이 돌아오지 않자 원장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답변이었다. 참 답답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할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버텨내야지.

 

 

3개월 ~ 7개월


 

지금은 7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돌아올거야라고 하는 믿음 하에 열심히 비타민을 섭취하고 좋아하던 담배도 끊었다. 이번에 다치고 나서 제한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을 꼽자면 담배를 끊은 것이다. 거의 8년간 매일 피던 것을 끊어버렸다. 상완신경총은 담배와 아주 상극이기 때문에 나처럼 위의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무조건 담배를 끊어야 한다. 상태는 3개월차에 비하면 좋다. 약간 이지만 일상생활하는데 있어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물론 손가락에 힘이 100% 들어가지는 않는다. 클라이밍을 할때면 확연히 손가락 힘의 차이가 느껴진다. 

 

 

 

 

해야할것

내가 느꼈던 바, 3개월에서 4개월 정도가 지나면 다친 손의 근육이 급격하게 빠진다. 힘을 주면 손 마디마디의 뼈가 보일 정도로 근육이 빠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신경이 안돌아와서 팔 자체를 움직일 수 없다면 할 수 없지만 부분이라도 손가락이 움직인다면 무조건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근육이 안빠지고 신경도 잘 돌아온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도 담배, 둘째도 담배다. 나는 의사가 이걸 말해주지 않아서 초반에 흡연을 했었다. 나중에 내가 물어보니 그제야 절대 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혈관을 막아서 회복에 좋지 않다. 지금은 쳐다도 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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